사고는 지금, 결제는 나중에
젊은 세대를 사로잡은 BNPL, 정말 괜찮은 걸까?
BNPL이란 무엇일까?
BNPL(Buy Now, Pay Later)은 ‘지금 사고, 나중에 결제한다’는 방식의 새로운 소비 모델입니다. 신용카드처럼 즉시 결제하지 않고,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돈을 내는 구조죠. 별도의 신용카드 없이도 앱 하나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어, 특히 20~30대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카카오페이, 토스, 네이버페이 같은 플랫폼이 BNPL 기능을 도입하면서 더 익숙해졌습니다. 해외에서는 애프터페이(Afterpay), 클라르나(Klarna), 어펌(Affirm) 같은 업체들이 이미 대세입니다.
왜 이렇게 인기일까?
BNPL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당장 돈이 없어도 물건을 살 수 있고, 신용카드처럼 복잡한 승인 절차 없이도 몇 번의 클릭만으로 결제가 되니까요.
또한 3~4개월 무이자 분할 결제를 지원하는 경우도 많아 ‘부담 없는 소비’처럼 느껴집니다. 젊은 층에게는 즉시 만족과 유연한 현금 흐름을 동시에 주는 수단으로 여겨지죠.
특히 온라인 쇼핑과 모바일 결제가 익숙한 세대에게는, BNPL은 거의 ‘기본 결제 수단’처럼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쿠팡, 무신사, 29CM 등 다양한 쇼핑몰에서도 쉽게 이용할 수 있고, ‘3개월 무이자’ 등의 유혹적인 문구가 결정을 쉽게 만들죠.
하지만 정말 '부담 없는 소비'일까?
문제는 여기서부터입니다. BNPL은 기존의 신용카드처럼 명확한 ‘결제일’이나 ‘이자율’ 안내가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소비자는 자신이 얼마를 썼는지, 언제까지 갚아야 하는지를 인식하지 못한 채 결제를 이어가곤 하죠.
특히 BNPL은 신용정보에 바로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사용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적다고 착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연체되면 신용점수 하락, 연체 수수료, 수수료 폭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연체 이후에 발생하는 수수료는 단순히 ‘이자’ 수준이 아닌 ‘페널티’에 가까운 수준이기도 합니다. 실질적인 수수료율이 연 20%를 넘는 경우도 있어서, 무이자라는 홍보와는 전혀 다른 현실에 마주할 수도 있죠.
숨어 있는 위험 요소들
BNPL 서비스의 구조는 소비를 부추기기 쉽습니다. 사용자는 결제 압박을 당장 느끼지 않기 때문에, ‘지금 이 정도는 괜찮아’라는 판단으로 지출을 늘리게 됩니다. 특히 수입이 불안정한 사회 초년생이나 프리랜서에게는 위험한 함정이 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몇몇 BNPL 서비스는 연체 시 수수료율이 신용카드보다 높습니다. 이는 무이자라는 홍보와는 달리, 잘못 관리하면 오히려 큰 빚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입니다.
또 다른 문제는 ‘BNPL 의존도’입니다. 결제가 쉽고 간편하다는 이유로 BNPL을 반복 사용하게 되면, 소비는 점점 늘어나고 재정관리는 어려워집니다. 결과적으로 현금흐름은 꼬이고, 갑작스러운 수입 감소나 위기 상황에 쉽게 무너질 수 있죠.
금융당국의 경고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 금융당국은 BNPL의 급속한 확산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현재는 일부 규제 밖에 있어 제도적인 보호가 미비한 상황입니다. 만약 대출로 간주될 경우, 대부업법이나 여신전문금융법 적용 여부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특히 20~30대의 과소비 문제와 함께 BNPL이 ‘신용 사각지대’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의 목소리가 큽니다.
일부 국가는 이미 BNPL에 대한 규제 도입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호주나 영국은 BNPL도 신용 거래로 간주해, 이자율, 수수료 공시, 소비자 보호 조치를 강화하고 있죠. 우리나라 역시 향후 유사한 방향으로 제도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큽니다.
어떻게 써야 현명할까?
BNPL은 분명 편리한 소비 도구입니다. 하지만 ‘내가 갚을 수 있는 금액인지’, ‘몇 건의 BNPL을 동시에 쓰고 있는지’에 대한 자각이 없다면, 쉽게 무너질 수 있는 구조이기도 합니다.
BNPL을 사용할 때는 다음 사항을 꼭 점검해 보세요.
- 결제일과 납부 금액을 정확히 확인한다
- 현재 소득과 고정 지출을 고려해 감당 가능한지 계산한다
- 여러 BNPL 서비스를 동시에 사용하지 않는다
- 단기 소비를 위한 편의일 뿐, 지속적 대안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결론: 편리함에는 항상 책임이 따른다
BNPL은 혁신적인 결제 방식이지만, 올바른 사용 기준과 자기 통제가 없으면 결국 ‘지출 중독’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습니다.
편리한 도구일수록 스스로에 대한 기준이 필요합니다. 소비는 선택이고, 그 선택의 결과는 결국 자신이 책임져야 하니까요.
지금 당장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선택이, 미래의 더 큰 부담으로 돌아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한 달만 버티자’는 가벼운 생각이, 1년을 갚아야 할 채무로 바뀔 수 있다는 점, 꼭 기억하세요.
경제는 어렵지 않아요. 작은 지식이 큰 흐름을 이해하는 힘이 됩니다.
Myth & Market | PhoenixNo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