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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선박·해양 모빌리티 혁신과 조선업의 미래

by PhoenixNote 2025.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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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선박·해양 모빌리티 혁신과 조선업의 미래

목차
  1. 국제 환경 규제 강화로 친환경 선박(LNG·암모니아·수소 추진) 수요 급증
  2. 한국 조선업체의 기술 경쟁력과 글로벌 수주 경쟁
  3. 해양 모빌리티·스마트 항만 산업의 신성장 기회

1. 국제 환경 규제 강화로 친환경 선박(LNG·암모니아·수소 추진) 수요 급증

바다 위의 변화는 조용하지만, 그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과거 선박 발주는 단순히 운송 효율성과 가격 경쟁력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환경 규제 대응력’이 발주 결정의 1순위가 되었어요. 국제해사기구(IMO)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2008년 대비 40% 감축하고, 2050년까지 70% 이상 감축하는 로드맵을 확정한 것이 결정적입니다. 여기에 2023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 중인 EEXI(에너지효율지수), CII(탄소집약도지수) 규제는 모든 상선에 의무적으로 적용되고 있죠. 간단히 말해, 친환경 선박 없이는 글로벌 항로에 오르기도 어려운 시대가 온 겁니다.

특히 LNG 추진선은 이미 상용화된 대표적인 대안입니다. LNG는 기존 중유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을 약 20%, 질소산화물 배출을 85% 이상 줄일 수 있습니다. 암모니아 추진선은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세대 ‘제로 카본’ 선박으로 주목받지만, 독성·안전성 문제와 연료 공급 인프라 구축이 숙제입니다. 수소 추진선은 연료전지 기반으로 완전 무배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아직 대형 상선 적용 사례가 제한적이고 저장·운송 효율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발주 선박의 43%가 친환경 연료 추진선이었으며, 이 비중은 2030년까지 60%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입니다. 특히 유럽연합(EU)은 CBAM(탄소국경조정제도)로 선박 배출까지 규제 범위를 확대하고 있고, 미국과 캐나다도 북미 ECA(배출규제해역)에서의 배출 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에서도 싱가포르, 일본, 중국이 LNG·암모니아·수소 연료 공급 인프라를 항만별로 확충 중입니다. 이런 국제 흐름은 조선업계에 새로운 ‘기본 스펙’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규제가 단기적으로는 선박 가격을 올리지만 장기적으로는 발주량을 오히려 늘린다는 겁니다. 노후 선박을 규제 기준에 맞추려면 대규모 개조나 교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죠. 현재 운항 중인 전 세계 상선의 평균 선령은 약 13.5년으로, IMO 규제를 충족하려면 향후 10년간 최소 40% 이상의 교체가 필요합니다. 이는 조선업계에 장기 호황 시그널이 될 수 있습니다.

2. 한국 조선업체의 기술 경쟁력과 글로벌 수주 경쟁

한국 조선업은 이미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 등 빅3는 LNG 운반선과 LNG 추진선 분야에서 70% 이상의 글로벌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LNG 저장·이송에 필요한 극저온 화물창 기술(Membrane-type LNG cargo containment system), 고압·저압 LNG 연료공급시스템(FGSS) 분야에서 독보적인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죠. 이 기술들은 프랑스 GTT, 일본 미쓰이와 협력·경쟁 관계를 유지하며, 기술 라이선스를 지속적으로 확보·개선하고 있습니다.

2024년 수주량을 보면, 한국은 약 1,600만 CGT(표준화 톤수)를 수주하며 41%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중국은 48%로 1위를 차지했지만 주로 벌크선·컨테이너선 같은 저부가가치 선종이 중심이었습니다. 유럽과 중동의 주요 선주사들은 여전히 한국산 선박을 선호합니다. 그 이유는 높은 품질 신뢰도, 철저한 납기 준수, 유지보수 편리성, 그리고 새로운 환경 규제에 대응하는 설계 역량이죠. 특히 삼성중공업은 암모니아 추진선 실증 운항 프로젝트에서 글로벌 최초로 시험 운항을 성공시켰고, 한화오션은 수소 연료전지 추진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쟁이 없을 수는 없습니다. 중국은 국가 차원의 보조금 지원과 금융 지원을 통해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을 파고들고 있으며, 일본은 안정적인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친환경 기술 개발에 재투자하고 있습니다. 유럽은 소형·특수 목적 선박에서 기술력을 바탕으로 틈새시장을 강화하는 중입니다. 따라서 한국 조선업계가 현재의 경쟁력을 유지·강화하려면 단순 선박 건조를 넘어, 연료 공급 인프라·운항 데이터 관리·정비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턴키(One-stop)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합니다.

또한 국내 부품·소재 기업의 동반 성장이 필수입니다. LNG·암모니아·수소 추진선은 고망간강, 크라이오스틸 등 특수강과 고성능 밸브, 초저온 펌프, 가스연료 제어시스템 등 핵심 부품이 필수인데, 현재 일부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부품 국산화율을 높이면 공급망 안정성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습니다.

 

3. 해양 모빌리티·스마트 항만 산업의 신성장 기회

친환경 선박 발주는 해양 모빌리티 산업의 지형도까지 바꿔 놓고 있습니다. 선박의 연료·추진 시스템뿐 아니라, 운항 방식, 항만 운영, 물류 네트워크가 함께 변화하는 중입니다. 대표적인 변화가 ‘스마트 항만’입니다. AI·IoT·빅데이터 기반의 항만 운영 시스템은 선박 입출항, 하역, 물류 이동을 실시간 최적화하여 연료 소비와 배출을 줄입니다. 부산항과 광양항은 이미 무인 하역 장비, 실시간 환경 모니터링 시스템, 친환경 전기 크레인 도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해양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전기 추진 연안 여객선, 수소 추진 관광선, 그리고 드론 배송과 연계한 해상 물류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노르웨이는 자율운항 전기 화물선 ‘야라 비르켈란(Yara Birkeland)’을 상용화했고, 싱가포르는 전기·하이브리드 연안선 전환 프로젝트를 국가 차원에서 추진 중입니다. 한국 역시 해양수산부가 ‘2030 무탄소 연안선 200척 보급 계획’을 발표하며 친환경·자율운항 선박 인프라 확대에 나섰습니다.

스마트 항만과 친환경 선박이 결합하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탄생합니다. 예를 들어, 항만 운영사는 선박 건조업체와 협력해 연료 공급, 운항 데이터 분석, 정비·업그레이드 서비스를 통합 제공할 수 있습니다. 또한 물류 기업은 해상·육상·항만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해 ‘End-to-End’ 친환경 물류 체인을 구축할 수 있죠. 이런 변화는 조선업뿐 아니라, IT, 에너지, 금융까지 아우르는 ‘해양 경제 생태계’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큽니다.

투자 관점에서도 주목할 점이 많습니다. 친환경 선박 건조업체, 항만 자동화 장비 제조사, 친환경 연료 생산·공급사, 자율운항 소프트웨어 기업, 해양 데이터 분석 플랫폼 등 다양한 분야가 수혜를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글로벌 ETF 시장에서도 ‘해양 혁신’과 ‘친환경 물류’ 테마가 부상 중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친환경 선박과 스마트 항만이 ‘세계 해운·조선 시장의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금의 변화를 단기 트렌드가 아닌 구조적 성장의 출발점으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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