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안정적이지만 재미없는 투자’였던 채권이, 지금은 오히려 기회로 주목받고 있어요.
기준금리 고점이 눈앞이라는 시그널이 반복되면서, 다시 채권에 불이 붙고 있죠.
1. 금리 고점론, 왜 지금 채권에 주목할까?
2022년부터 이어진 긴축 흐름은 자산시장을 꽁꽁 얼려놨어요. 기준금리는 오르고, 주식·부동산·채권 모두 하락 압력을 받았죠. 그런데 지금 시장은 조금 다른 분위기예요. 금리는 여전히 높지만, “더는 못 올릴 것”이라는 심리가 형성되고 있거든요. 이른바 ‘금리 고점론’이에요. 한국은행은 올해 상반기까지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해 왔고, 미국 연준 역시 인하 시기를 저울질하는 상황이에요. 이런 분위기 속에서 채권 투자자들은 ‘이제 반등 구간’이라는 기대를 품고 매수에 나서고 있어요. 실제로 통계청과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보면 2025년 상반기에만 국내 채권형 펀드에 8.2조 원 이상이 유입됐어요. 특히 개인 투자자의 국고채 직매수 비중은 2024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고, KODEX 국고채 ETF, TIGER 중장기국채 ETF 등 채권 관련 ETF들의 일평균 거래량도 눈에 띄게 늘었죠. 그렇다고 해서 갑자기 채권이 유행처럼 뜨는 건 아니에요. 수익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시기에서, 오히려 채권처럼 예측 가능한 자산에 대한 선호가 커지는 거예요. 주식은 기대 수익이 크지만 변동성이 높고, 예적금은 안정적이지만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실질 수익이 낮아요. 채권은 그 중간쯤에 있어요. 고정금리 수익에 더해, 금리 하락이 시작되면 채권 가격 상승도 누릴 수 있다는 점은 지금 시장에서 유일하게 ‘양방향 수익’이 가능한 구조로 받아들여지고 있어요. 그래서 채권은 지금 다시 재조명받고 있는 거죠.
2. 산업과 금융권의 변화, 어디까지 반영됐나?
시장 기대는 투자자 심리뿐 아니라 실제 산업계와 금융권의 전략에도 반영되고 있어요. 금리가 고점이라는 전제 하에, 기업은 자금 조달 타이밍을 잡으려 하고, 금융기관은 자산 구조를 바꾸고 있죠. 대표적인 게 장기채 비중 확대예요. 대형 은행과 보험사들은 듀레이션을 늘리는 방식으로 중장기채 보유를 확대하고 있어요. 자산운용업계도 움직이고 있어요. 특히 신흥국 채권, ESG 채권, 지방채처럼 다양한 분산 포트폴리오 상품들이 출시되면서, 채권 ETF도 더 다양해졌어요. 한화자산운용, 미래에셋, 삼성자산운용 등은 최근 1년 사이 ESG 채권 ETF, 회사채 ETF, 달러표시국채 ETF 등을 연이어 상장했죠. 그렇다고 리스크가 없진 않아요. 대표적인 불확실성은 두 가지예요. 첫째, 미국 인플레이션이 다시 고개를 들 경우예요. 이럴 경우 금리 인하가 미뤄지고, 채권 가격 회복이 지연될 수 있죠. 둘째는 국내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이에요. 부동산 금융이 꼬이면 회사채 시장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채권 전반의 신용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어요. 하지만 반대로 보면 이 모든 게 오히려 ‘선택의 기회’가 될 수도 있어요. 지금은 단순히 금리가 높아서 채권을 사는 게 아니라, 앞으로의 사이클을 대비하는 전략적인 움직임이라는 거예요. 채권은 금리 인하 국면에서 가장 먼저 가격이 반응하는 자산이에요. 즉, 지금 담아두면 인하가 시작될 때 자연스럽게 평가이익도 생긴다는 이야기죠. 그리고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중소기업들도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에요. 과거엔 대기업 중심이었던 회사채 시장이 이제는 다양한 기업들로 확장되면서, 신용등급이 낮지만 금리가 높은 하이일드 채권도 새로운 투자처로 부각되고 있어요. 물론 신용위험은 따져봐야겠지만, 분산 투자 전략 안에서는 의미 있는 자산이죠.
3. 개인 투자자에게 맞는 채권 전략은 따로 있다
채권 투자를 처음 접하는 분들은 “뭐부터 해야 하지?”라는 고민이 생길 수 있어요. 실제로 예전엔 채권을 사려면 장외시장 거래나 복잡한 증권계좌를 거쳐야 했지만, 요즘은 ETF를 통해 간편하게 시작할 수 있는 채널이 많아졌어요. 예를 들어 이런 전략이 있어요:
- ① 듀레이션 분산 전략 — 만기가 서로 다른 단기·중기·장기채를 분산 보유하면, 시장 금리 변동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요.
- ② 목표 수익률 설정 — 예금보다 1.5~2%포인트 높은 수준을 목표로 하고, 그에 맞는 채권 등급과 ETF를 고르면 돼요.
- ③ 금리 하락 사이클 대비 전략 — 금리 인하 국면이 오기 전에 채권을 미리 보유해 두면 가격 상승 구간에서 이익을 볼 수 있어요.
생활 속 예시로 설명해볼게요. 40대 직장인 A씨는 기존에 CMA 통장에만 자금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올해 초부터 1천만 원 정도를 국고채 ETF와 단기 회사채 ETF로 분산 투자하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이걸 왜 해야 하지?’ 싶었지만, 한두 달 뒤 가격이 1~2% 오르자 “이자 받으면서 시세차익까지 나는구나” 하는 걸 체감하게 됐죠. 이처럼 채권은 꾸준한 현금 흐름을 가져다주고, 변동성이 낮아 예측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요. 특히 금리 하락에 대비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지금 같은 고금리 국면에서 미리 들어가는 게 유리할 수 있어요. 주의할 점도 있어요.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나 해외채권의 경우, 환차손 위험과 발행사 부도 리스크가 존재하죠. 따라서 ETF 중심의 채권 투자나, 국고채·우량채 중심의 분산투자가 안전한 시작점이에요. 그리고 채권도 타이밍보다 시간을 분산하는 전략이 중요해요. 목돈을 한 번에 넣기보단 2~3개월에 걸쳐 나눠 매수하는 방식이 리스크를 줄일 수 있죠. 주식처럼 타이밍 맞추려다 실패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한 거예요. 결국 지금 채권 시장은 단순한 수익률보다 장기적 안정성과 대응 전략에 기반해 움직이고 있어요. 금리가 머지않아 하락 전환될 거라는 신호가 쌓이면서, 그전에 자산을 배치하려는 움직임이 점점 뚜렷해지는 중이에요. 그 흐름 속에서 채권은 지금, 다시 주목할 만한 선택지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