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R코드 한 번, 클릭 한 번이면 결제가 끝나는 시대
우리는 지금 간편 결제 전성기를 살고 있습니다
결제도 경쟁이다: 플랫폼 전쟁의 최전선
결제 방식은 단순한 기술의 변화로 보이지만, 사실 그 뒤에는 치열한 플랫폼 경쟁이 숨어 있어요. 결제 앱 하나가 우리의 소비 패턴을 바꾸고, 결국 금융 생활 전반을 장악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 전쟁의 중심엔 두 주자가 있습니다. 정부가 주도한 공공 플랫폼 제로페이, 그리고 민간 혁신 서비스 토스페이. 두 서비스 모두 ‘간편 결제’를 내세우고 있지만, 그 출발점과 접근 방식은 전혀 달라요.
제로페이: 착한 결제의 한계
제로페이는 2018년 정부가 만든 공공결제 시스템입니다. 목표는 명확했죠. 소상공인 수수료 부담을 줄이고, 소비자는 소득공제 40%를 받게 해주는 구조. 기존 카드 결제보다 훨씬 저렴한 수수료로 시장, 골목상권, 지역화폐와 잘 어울리는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일반 사용자 경험’입니다. 제로페이는 자체 앱 없이 여러 금융 앱을 통해 간접적으로 작동해요. 어떤 앱으로 결제해야 하는지 헷갈리고, QR코드 방식도 일관되지 않아 오류가 많았죠.
실제로 많은 소비자들이 “좋은 취지는 알겠는데, 너무 불편해서 안 써요”라고 말합니다. 공공성과 정책 목적은 강하지만, UX 측면에서의 경쟁력은 여전히 부족한 상태입니다.
토스페이: 생활에 녹아든 습관
토스페이는 말 그대로 ‘앱 하나로 끝내는 금융’의 연장선에 있어요. 이미 이체, 계좌관리, 보험, 투자, 대출 조회까지 모두 가능한 토스 앱에, 결제 기능만 자연스럽게 더해졌죠.
별도 앱 설치도 필요 없고, UI도 직관적이에요. 한 번 등록해 두면 카카오처럼 QR 찍고 바로 결제, 요즘엔 교통카드 기능도 탑재돼 출퇴근까지 하나로 해결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브랜드 이미지. 토스는 젊고, 빠르고, 심플한 이미지로 사용자에게 다가갑니다. UX가 익숙하고, 리워드나 이벤트도 자주 제공되니 계속 쓰게 되는 구조가 되는 거죠.
정책 vs 사용자 경험: 본질적인 전략 차이
제로페이는 정책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기능적 서비스’에 가깝고, 토스페이는 ‘생활 속 금융’을 자연스럽게 설계하는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두 서비스 모두 기술적으로는 간단한 QR 결제지만, 어떻게 사용자에게 도달하느냐, 어떤 경험을 주느냐에서 큰 차이가 나요. 이건 단순한 시스템 성능 문제가 아니라, 브랜드 전략과 UX 설계의 문제예요.
결국 소비자는 기술보다 ‘익숙함’과 ‘편리함’을 선택하게 됩니다.
제로페이는 정말 밀리고 있는 걸까?
단기적으로 보면 토스페이의 성장 속도가 훨씬 빠릅니다. 2024년 기준 간편결제 점유율 15% 돌파, 매달 수백만 명이 교통결제와 QR결제를 동시에 이용하고 있어요.
하지만 제로페이도 정책 기반 인프라에서는 여전히 강력합니다. 지역화폐, 공공 바우처, 청년수당, 복지 포인트 등 수많은 정부 지원금·지원사업이 제로페이를 통해 지급되고 있거든요.
다만 일반 사용자 관점에서 보면 ‘익숙하지 않다’, ‘귀찮다’는 이미지가 남아있어요. 이건 기능 문제가 아니라, 사용자 관점 UX와 커뮤니케이션 전략 부족</b의 결과일지도 모릅니다.
간편 결제는 시작일 뿐이다
결제는 이제 끝이 아닙니다. 결제는 플랫폼이 우리 데이터를 수집하고, 다시 서비스를 연결하는 시작점이에요. 카드사들이 간편 결제를 놓치지 않으려는 이유도, 이 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 분석, 금융 추천, 개인화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토스는 이 흐름을 이미 만들어가고 있어요. 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 리포트, 캐시백 연동, 자동화된 투자 추천까지 이어지죠. 제로페이도 일부 지자체에서 소득 지원+지역 소비 분석을 실험 중입니다.
소비자는 무엇으로 판단할까?
결국 소비자는 복잡한 이론보다 단순한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편한가? 빠른가? 혜택이 있나? 이 세 가지를 충족하는 서비스가 선택받는 거예요.
지금은 토스페이가 그 기준을 더 잘 충족하고 있어요. 하지만 제로페이도 ‘착한 소비’, ‘공공성’, ‘복지 연계’라는 또 다른 방식의 매력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결제 이후의 시대, 누가 리드할까?
이제 싸움은 단순 결제 기능이 아니라, 결제 이후 무엇을 줄 수 있느냐의 경쟁으로 넘어갔습니다. 결제를 통해 데이터가 쌓이고, 그 데이터를 통해 금융을 설계하는 플랫폼. 이 싸움에서 이기는 쪽이 결국 다음 세대 금융 주도권을 쥐게 될 거예요.
제로페이든 토스페이든, 결제를 넘은 ‘경험의 플랫폼’으로 진화하지 않으면 결국 선택받기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경제는 어렵지 않아요. 작은 지식이 큰 흐름을 이해하는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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