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흥국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 중 하나가 바로 ‘달러 예금이냐, 스테이블코인이냐’라는 선택이에요. 단순히 어디에 돈을 넣을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경제 안정성과 개인의 자산 방어가 걸린 중요한 결정이기도 하죠. 달러 예금은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여겨지고, 스테이블코인은 새로운 디지털 달러의 대체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두 가지 선택이 국가 경제와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해요. 오늘은 그 배경과 논란, 그리고 산업과 투자 관점까지 쉽게 풀어드릴게요.
목차
- 신흥국에서 달러 예금과 스테이블코인이 부상한 이유
- 정부·은행·개인 투자자의 시각 충돌
- 산업·투자 전략에 미치는 파급 효과와 시나리오
1. 신흥국에서 달러 예금과 스테이블코인이 부상한 이유
신흥국 경제는 환율 변동에 굉장히 민감해요. 예를 들어 아르헨티나는 2024년에 인플레이션이 200%를 넘어섰고, 자국 화폐인 페소 가치는 매달 반토막 나듯 떨어졌습니다. 국민 입장에서는 당연히 자국 통화 대신 달러를 선호하게 되고, 은행의 달러 예금이 급증하죠. 실제로 한국에서도 외화예금 잔액은 2024년 말 기준 1,040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어요. 하지만 요즘엔 단순 달러 예금보다 스테이블코인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아요.
- 은행을 통하지 않아 환전 수수료와 이체 수수료가 저렴하다
- 해외 송금이 빠르고 24시간 가능하다
- 현지 통제나 정부 규제를 피하기 쉽다
- 디지털 지갑만 있으면 누구나 접근 가능하다
예를 들어 필리핀 해외 노동자가 가족에게 돈을 보낼 때 은행 송금은 수수료가 5~10%에 달하고 며칠이 걸리지만, 스테이블코인으로 보내면 몇 분 안에 수수료는 1%도 안 돼요. 나이지리아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납니다. 현지 통화 가치가 떨어질 때 사람들은 곧바로 USDT(테더)로 바꿔두고, 생활비나 사업 자금을 디지털 달러로 관리하죠. IMF는 이를 두고 “신흥국의 달러화가 종이 달러에서 디지털 달러로 이동하는 현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2. 정부·은행·개인 투자자의 시각 충돌
이 흐름은 단순히 개인의 선택 문제에 그치지 않아요. 각 이해관계자가 보는 시각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에요. 정부와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골칫거리입니다. 달러 예금은 그래도 국내 은행을 통해 관리되지만,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 위에서 자유롭게 거래되니 통화정책이 먹히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죠. 은행은 달러 예금으로 수익을 낼 수 있지만, 스테이블코인 확산은 자금 유출과 예금 감소로 이어집니다. 개인 투자자와 소비자는 반대로 생각해요. 내 돈을 지키기 위해, 또는 더 효율적인 송금·결제를 위해 합리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고 보는 거죠.
- 정부: 금융 주권 침해, 외환 관리 약화
- 은행: 예금 감소, 수익 악화
- 개인: 자산 보호, 낮은 비용과 편리성
나이지리아 사례를 보면 더 선명해요. 정부는 스테이블코인 거래를 막으려 했지만, 국민들은 “정부가 내 돈의 가치를 못 지켜주는데 왜 막느냐”고 반발했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 상황이 될 수 있어요. 만약 원화 가치가 급락한다면, 은행 달러 예금 대신 USDT 같은 디지털 달러로 빠르게 이동할 가능성이 크죠. 그 순간 정부는 제도권 편입을 고민하고, 투자자는 규제와 기회 사이에서 긴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3. 산업·투자 전략에 미치는 파급 효과와 시나리오
스테이블코인 확산은 금융권에만 영향을 주는 게 아니에요. 산업 전반과 투자 환경에도 새로운 변화를 불러옵니다.
- 핀테크·결제 산업: 신흥국에선 스테이블코인 기반 송금 서비스와 전자지갑 스타트업이 빠르게 성장 중입니다. 한국 기업도 동남아 시장에서 이 분야에 진출하고 있어요.
- 은행업: 달러 예금은 은행에 유리하지만, 스테이블코인은 은행 밖으로 돈이 나가버려 위협이 됩니다. 일부 은행은 아예 자체 디지털 달러 서비스를 준비하기도 해요.
- 투자 전략: 단기적으로는 거래소·지갑 같은 인프라 기업이 기회가 되지만, 각국의 규제가 강화될 경우 리스크가 커집니다.
앞으로 신흥국의 시나리오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뉠 수 있어요. 첫째, 달러 예금과 스테이블코인을 병행 허용하면서 금융 생태계를 다변화하는 것. 둘째, 강력한 규제로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 밖으로 밀어내는 것. 어느 쪽이든 투자자에겐 위험과 기회가 동시에 존재합니다. 특히 한국 기업 입장에서 동남아, 아프리카 송금 시장은 스테이블코인 도입으로 기회가 커지고 있어요. 투자자라면 단순히 코인 자체보다 스테이블코인 인프라와 연계된 기업, ETF, 그리고 결제 플랫폼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