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MTS만 켜면 대출 신청 버튼이 보이던데, 이거 그냥 눌러도 되는 걸까요?
1. MTS 속 ‘주식 대출’ 기능, 어떻게 이렇게 쉽게 생겼을까?
예전에는 주식 신용거래를 하려면 증권사 창구를 방문하거나, 적어도 PC 기반의 HTS에서 여러 심사 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엔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에서 몇 번의 클릭만으로 주식 대출이 가능해졌죠. ‘신용’ 탭을 누르고, 종목을 선택하고, 담보비율만 확인하면 끝. 이 과정을 1분도 안 되는 시간에 끝내는 MZ세대 투자자도 많습니다. 왜 이렇게까지 간편해졌을까요? 가장 큰 배경은 비대면 투자 환경의 고도화입니다. 2021년 이후 각 증권사는 MTS 경쟁력을 강화하며 ‘비대면 계좌 개설 → 신용거래 승인 → 종목 선택 → 자동 대출’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자동화했어요. 마치 BNPL(후불결제)처럼 “지금 사고 나중에 갚자”는 심리가 플랫폼 안에 내재된 겁니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개인 투자자의 신용융자 잔고는 22조 원을 돌파했고, 이 중 약 70% 이상이 모바일 기반으로 집행됐습니다. 특히 삼성증권, 키움증권, 미래에셋 같은 MTS 상위 증권사들은 자체 ‘신용 활성화 캠페인’까지 벌이고 있어요.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이런 방식이 규제 대상인데, 한국은 제도보다 기술이 앞서가고 있는 상황이죠. 즉, 지금의 흐름은 단순한 UX 개선이 아니라, 투자 방식의 구조적 변화에 가까워요. 신용거래를 ‘특수한 투자 방식’이 아닌 ‘당연한 수단’으로 여기는 세대가 등장했다는 점에서, 이 변화는 단순히 MTS 앱 하나로 설명되기 어려운 본질적인 전환이라 할 수 있죠.
2. 신용거래가 늘어나면 시장 구조에 어떤 변화가 생길까?
신용거래는 자본을 레버리지해서 수익을 키우는 방식이에요. 그래서 시장에 자금 유입을 확대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동시에 변동성을 키우는 리스크도 함께 갖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용융자 잔고가 급증한 2024년 하반기, 코스닥 지수의 일간 변동폭 평균은 전년 대비 24.8% 증가했어요. 특히 상승장보다는 하락장에서 ‘반대매매’로 인한 낙폭 심화 현상이 자주 발생했습니다. 예를 들어, 한 투자자가 1,000만 원으로 130% 신용을 받아 2,300만 원어치 주식을 매수했다고 해요. 그런데 주가가 20% 하락하면 담보 비율이 기준 이하로 떨어지며 자동 청산(반대매매)이 일어납니다. 이게 여러 계좌에서 동시에 벌어지면, 종목별로 급락하는 일이 생기죠. 작년 11월 HPS생명과학, 포바이포 같은 중소형주는 실제로 이 구조 때문에 하루 새 -25% 폭락을 경험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변화는 유동성 편향입니다. 신용거래가 많은 종목은 ‘회전율이 높은 인기주’에 몰려요. 최근 6개월간 신용융자 상위 종목을 보면, HPSP, 에코프로, 포스코DX 같은 종목이 반복적으로 등장합니다. 문제는 이 구조가 점점 강화되면서 ‘테마 주도형 장세’가 굳어진다는 거예요. 시장 전체보다는 ‘소수 종목’에만 돈이 몰리게 되는 거죠. 그렇다고 모든 게 나쁜 건 아닙니다. 긍정적인 면도 분명 존재해요. 신용거래는 젊은 투자층의 유입을 견인하고, 플랫폼 중심의 자산 관리 환경을 확장시켰어요. 예전처럼 은행-증권사-HTS를 왔다 갔다 하지 않고, MTS 하나로 계좌관리·투자·대출이 모두 가능한 시대가 열린 셈이니까요. 결국 핵심은 ‘신용의 확산 속도가 아닌 ‘위험관리의 정교함’에 달렸다고 볼 수 있어요.
3. 투자자 입장에서 신용거래,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이제는 단순히 "신용 쓰지 마세요"라는 조언으로는 부족합니다. 문제는 신용 자체가 아니라, 그걸 사용하는 방식과 시기에 있어요. 특히 MTS에서 손쉽게 신용거래가 가능해진 지금, 투자자 스스로 판단 기준을 세우지 않으면 플랫폼 흐름에 휩쓸릴 가능성이 커요. 체크리스트 3가지만 기억해두세요.
- 1. 하락장인지, 상승장인지 시장 방향 먼저 판단하기 → 신용거래는 상승장에서 효과가 크지만, 하락장에선 리스크 폭발입니다.
- 2. 종목의 유동성과 반대매매 리스크 점검하기 → 갑작스러운 하락에 취약한 소형주·테마주는 특히 주의해야 해요.
- 3. 상환 계획 없는 신용거래는 금물 → ‘언젠가 오를 거야’란 기대감은 반대매매 당하면 의미 없습니다.
그 외에도 증권사마다 담보비율과 이자율이 상이하니, 반드시 비교해봐야 해요. 예를 들어 NH투자증권의 기본 담보비율은 140%인 반면, 삼성증권은 130%까지 가능하죠. 금리도 1년 이상 장기 신용은 9% 이상까지 올라갑니다. 쉽게 빌릴 수는 있어도, 쉽게 갚을 수 없는 구조라는 뜻이죠. 또한, 금융당국은 2025년 상반기 중 ‘MTS 기반 신용거래 가이드라인’을 신설할 예정이에요. 청년층 과도한 레버리지 문제를 제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인데요, 이 가이드라인이 시행되면 일부 신용거래 접근 조건이 제한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합니다. 결국 이 흐름은 ‘빚투 시대’의 새로운 얼굴이에요. MTS는 도구일 뿐이고, 신용도 전략이 될 수 있어요. 하지만 그 전략이 되기 위해선 투자자 스스로 감당 가능한 리스크를 계산하고 움직여야 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