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도 없고 월급도 없는데, 어떻게 투자를 한다는 걸까요?
Z세대가 바꿔놓은 금융 소비 방식, 그 안을 들여다보면 세대의 철학까지 보입니다.
1. 금융 문맹을 넘어서, ‘무직 투자자’라는 새로운 정체성
Z세대를 이해하려면 ‘소득’ 대신 ‘자산’을 봐야 한다는 말, 들어보셨나요? 단순히 경제력이 부족한 세대가 아니라, 정기소득 없이도 투자로 자산을 불리는 구조에 익숙한 첫 세대라는 뜻입니다. 이들의 투자 습관은 금융 서비스 접근 방식 자체를 바꿔놓고 있어요. 20대 후반 A씨는 대학교를 졸업하고도 몇 달간 무직 상태였지만, 주식과 토스뱅크 CMA 통장을 동시에 관리하며, 투자 수익률을 매주 체크합니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듯 최근 금융 앱들은 ‘소득이 없어도 투자 가능’이라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웁니다. 특히 토스, 카카오페이, 뱅크샐러드, 핀트처럼 ‘통합형 자산관리 앱’이 Z세대의 주력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죠. 글로벌로 보면 미국에서는 *Robinhood*나 *Acorns* 같은 ‘마이크로 투자 앱’이 20대 비직장인 사용자를 흡수했고, 일본에서는 *LINE Securities*가 청년층 비정규직을 주요 타깃으로 합니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케이뱅크의 비대면 투자 연계 서비스처럼 ‘소득보다 자산 흐름’을 중심으로 한 금융 구조가 일반화되고 있어요. 즉, 이제는 ‘금융 소비자’가 되기 위해 꼭 직장이 필요하지 않은 시대. Z세대는 무직이더라도 디지털로 자산을 운영하고, 금융 행동을 설계하는 법을 익힌 첫 세대입니다.
2. MZ세대 중심의 금융 앱 사용 방식, 산업 지형까지 바꿨다
재밌는 건, 이 변화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금융 산업 자체를 재편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기존 은행과 증권사는 수수료 기반의 서비스 중심이었죠. 하지만 Z세대는 ‘수익률’보다 ‘UX’를 먼저 평가합니다. 계좌를 개설하는 데 몇 번의 탭이 필요한지, 차트 대신 설명이 얼마나 쉬운지가 더 중요하다는 거예요. 실제로 2024년 기준 20대 사용자 비율이 60%를 넘는 금융 앱은 ‘핀트’, ‘카카오페이증권’, ‘토스’ 순이었고,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투자와 소비, 신용관리까지 한눈에 보여주는 통합 UI를 채택하고 있다는 겁니다. 한국핀테크산업협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20~29세 무직자의 월 평균 금융 앱 사용 시간은 42.7시간. 취업자 평균보다 18%나 높았어요. 오히려 더 시간을 들여 투자 공부와 앱 활용에 몰두한다는 뜻이죠. 또한 이 세대는 ‘소액 투자’에 대한 부담이 없습니다. 1,000원 단위의 펀드 투자, 500원 단위의 소수점 주식 매수는 일상이고, 적립식 투자 버튼을 습관처럼 누르는 이들은 예·적금보다 변동성을 감수할 준비가 돼 있어요. 반대로 이 흐름에 적응하지 못한 전통 금융기관은 Z세대 유입률이 급감하고 있습니다. 2024년 상반기 국내 시중은행의 신규 고객 중 20대 비율은 9.7%에 불과했죠. 이는 3년 전 15% 수준에서 거의 반 토막 난 수치예요. 즉, Z세대의 금융 앱 사용법은 단순한 ‘앱 소비’가 아니라, 금융 산업 구조와 고객 유입 방식 자체를 바꾼 구조적 변화로 해석해야 합니다.
3. 투자자 입장에서 주목할 포인트는?
그렇다면 우리처럼 개인 투자자는 이런 흐름에서 어떤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까요? 무직자의 투자라는 이색 키워드 이면에는, 핀테크 기업의 폭발적 성장 가능성이 숨어 있어요. 우선 Z세대의 투자 행동은 기존 금융과는 다릅니다. 대출보다 저축, 예적금보다 소액 ETF, 수익보다 경험 중심의 투자를 추구하죠. 이러한 경향은 ‘금융 정보 큐레이션’을 제공하는 앱, ‘투자 리포트형 콘텐츠’를 강화하는 플랫폼에 수요를 몰고 있어요. 예를 들어 핀트(Fint)는 알고리즘 기반 자산배분 기능을 통해 사용자 수를 2년 만에 5배 이상 늘렸고, 카카오페이증권은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를 도입한 이후 20대 여성 투자자 비율이 30% 이상 급증했어요. 주목할 투자 전략 3가지는 다음과 같아요:
- ① 핀테크 ETF 및 금융 IT 수혜주 주목: Z세대 기반의 금융 앱 트렌드에 직접 연결되는 기업들 (예: 핀크, 레이니스트 관련 IT 인프라 업체)
- ② 소액 분산투자 플랫폼 확산에 따른 API 인프라 기업: 마이크로 결제, 소수점 주식 거래 시스템 등 백엔드 구조를 담당하는 기업
- ③ 금융 UX 설계 전문 기업 및 SaaS: ‘재무 디자인’ 자체를 서비스로 제공하는 형태의 신생 기업들
다만 유의할 점도 있어요. Z세대는 트렌드 소비에 민감한 만큼, 특정 앱이나 서비스에 대한 충성도는 낮고 이탈률은 빠릅니다. 또한 금융 당국이 무등록 투자 자문, 청소년 투자 유도 등에 대해 규제 강화를 예고한 만큼, 중장기적 관점에서 정책 리스크도 고려해야 해요. 정리하자면, ‘무직자 투자’라는 개념은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금융의 본질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에 가까워요. 소비 중심의 금융에서 행동 기반의 금융으로 이동하는 전환점에서, 우리는 새로운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타이밍에 서 있는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