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왜 이렇게 중고 앱 알림이 자주 울리지?”
평소엔 관심도 없던 중고 거래 앱이 유독 활발하게 느껴질 때, 그건 단순한 우연이 아닐지도 몰라요.
1. 리셀 시장, 왜 지금 주목받고 있을까?
예전엔 ‘없는 사람’이 쓰던 이미지였던 중고 시장이 이제는 ‘합리적 소비의 아이콘’으로 바뀌었죠. 그런데 최근에는 단순한 절약이나 취향을 넘어, 경기 침체의 바로미터로 중고 거래가 분석되기 시작했어요. '불황형 소비'라는 키워드도 등장했고요. 미국에서는 이 현상을 일찍부터 주목했어요. 2023년 기준 미국 리셀 플랫폼 1위 ‘포쉬마크(Poshmark)’의 거래량은 팬데믹 직후보다 약 2.5배 증가했으며, 그중 절반은 고소득층 소비자였다고 하죠. 이건 단순한 절약이 아닌, 심리적 불안에서 비롯된 '현금 확보' 수단이라는 분석도 있어요. 한국도 마찬가지예요. 2024년 하반기부터 중고나라·번개장터·당근마켓 이용률이 다시 증가하고, 동시에 ‘고가 소비품’의 리셀 거래도 크게 늘고 있어요. 특히, 명품·한정판 스니커즈·전자제품 등 자산성 물품의 재판매가 많아졌죠. 이는 소비자가 단순히 쓰던 물건을 처분하려는 게 아니라, “환금성”을 고려한 소비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정부도 이 흐름을 인식하기 시작했어요. 통계청이 발표한 ‘2025 생활물가지수 체감보고서’에는 “중고 시장의 거래 변동이 단기 체감경기와 상관관계를 가진다”는 분석이 포함됐어요. 명확히 정책지표로 삼겠다는 건 아니지만, 민간소비 위축과 중고거래 급증이 함께 나타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죠.
2. 중고 거래가 말해주는 산업 구조의 변화
중고 시장이 커지면서 영향을 받는 산업은 생각보다 다양해요. 단순히 리셀 플랫폼만의 문제는 아니죠. 예를 들어, 신제품 판매를 기반으로 한 리테일 업계는 큰 도전을 맞고 있어요. 패션 브랜드들은 이미 중고 플랫폼과 손잡거나 자체 리셀 서비스를 만들고 있고요. 2024년 삼성전자도 '갤럭시 중고 보상 강화 정책'을 내놓은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고시장 규모는 2022년 24조 원에서 2025년 42조 원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에요. 특히 MZ세대는 ‘첫 소비 = 중고 소비’인 경우도 많아요. 이건 공급자 중심 경제에서 가치 재순환 경제로의 전환 신호이기도 하죠. 더 흥미로운 건 기업들의 반응이에요. 패션 대기업들은 이미 ‘리셀 가치’를 반영한 제품 설계에 들어갔고, IT기업들은 중고폰 생태계를 자사 생태계로 끌어들이고 있어요. 애플은 중고폰을 공식 수거해 신품 판매 전략과 묶는 방식으로 순환 소비를 제어하려고 하고 있고, LG에너지솔루션은 중고 전기차 배터리를 리퍼비시(refurbish)해서 재활용하려는 전략을 추진 중이에요. 이렇게 되면 신품 판매만으로는 성장하기 어렵다는 의미가 되죠. 중고 거래가 산업구조의 재편을 이끄는 시대적 전환이 시작된 거예요. 다만 이 과정에서 소비자 피해도 발생하고 있어요. 리셀 사기, 위조상품, 가격버블 등 부작용도 급증하고 있죠. 규제 공백에 대한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어요.
3. 개인 투자자에게 중고 시장이 주는 신호는?
중고 거래 증가가 곧바로 주식시장 신호가 되진 않아요. 하지만 소비심리 변화가 산업 흐름을 바꾼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유의 깊게 살펴야 할 포인트는 분명 있어요. 특히 리셀 기반의 유통 구조는 단기적인 트렌드가 아니라, 소비의 ‘기저 구조’가 달라졌다는 방증이기 때문이에요. 그렇다면 투자자 입장에서 어떤 전략이 유효할까요? 우선 리셀 생태계를 직접 키우는 플랫폼 기업에 주목할 수 있어요. 국내에서는 당근마켓, 번개장터가 비상장이라 접근이 어렵지만, 이베이, Poshmark 같은 해외 리셀 플랫폼 상장 기업은 중장기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수 있어요. 또 하나는 순환 소비 기반 제조 기업입니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처럼 중고 재활용까지 포괄한 수익 모델을 설계하는 기업은 점점 시장에서 프리미엄을 받게 될 거예요. 전기차 배터리, 중고폰, 명품 의류 같은 ‘환금성 제품군’에 주목하는 제조사는 앞으로 수요 예측과 재고관리에서도 앞설 가능성이 크죠. 개인 투자자 체크리스트 3가지
- ① 리셀 플랫폼 생태계: 중고 거래를 직접 연결해주는 플랫폼 주도권을 누가 갖고 있는지
- ② 리퍼비시 산업 참여 기업: 중고품을 재가공해 다시 파는 구조에 얼마나 깊이 참여하는지
- ③ 소비 흐름에 맞춘 제품 전략: 중고가 되더라도 가치가 유지되는 브랜드 설계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마지막으로, 이 모든 흐름은 결국 '소비자의 체감 경기'와 연결돼 있어요. 경기 회복이 더뎌지면 중고 거래는 더 늘고, 반대로 기대심리가 올라가면 거래는 잠잠해질 수 있어요. 투자자 입장에서 중고 시장은 '지표'라기보단, '온도계'에 더 가까운 거죠. 리셀 시장을 주시하는 건 단순 소비 트렌드가 아니라, 미시경제와 산업구조 재편을 동시에 읽는 방식이 될 수 있어요.